이렇게 찍었어요

웨딩 사진, 제주에서 1편

Lightroom Presets and Filters

Color grading, Portrait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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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푸른 바다, 아름다운 꽃과 숲, 그리고 화산이 만들어 놓은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섬. 바람은 거세고 날씨는 변덕스럽지만, 누구든 한번 발을 들이면 마음을 빼앗기는 곳입니다.

어떤 연인들은 웨딩 사진을 찍으러 제주에 옵니다. 예비 부부가 삼각대를 들고 셀프 촬영에 도전하기도, 사진 좀 찍는다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제주에서 스튜디오 시즈닝그라피를 운영하는 부부, 차은서와 김창규 작가. 이들과 함께 iPhone으로 웨딩 사진 촬영에 도전했습니다. 시즈닝그라피로부터 촬영 노하우, 그리고 사진을 〈Adobe Photoshop Lightroom〉으로 근사하게 보정하는 법까지 들었습니다.

신부가 꽃밭에 푹 빠지게

“제주에선 사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어요. 봄에는 유채꽃, 여름에는 수국,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억새, 그리고 겨울에는 동백꽃을 만날 수 있죠.”

시즈닝그라피는 흐린 날 이 사진을 찍었답니다. 화면에 하늘이 보이지 않으니 흐려도 티가 나지 않아요.

“꽃이 화면에 가득 차도록 구도를 잡아 보세요. 만일 날이 흐리다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찍어도 좋고요. 신부가 꽃밭에 푹 빠진 느낌이 들도록요.”

서로 꼭 붙어서

자연스럽게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서로에게 폭 안겨 보세요.

“두 사람이 자리에 앉아 마주 보는 경우, 서로 몸이 딱 달라붙어야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어요. 대신 고개는 살짝만 돌려야 얼굴선이 예쁘게 나오죠. 이렇게 몸을 밀착하고 찍으면 더욱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요.”

시즈닝그라피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촬영했습니다. 연인이 초록 언덕에 더욱 파묻힌 느낌이 나도록요.

잔잔한 해변을 배경으로

“제주는 바닷바람이 정말 셉니다. 그런 날엔 머리가 헝클어지고 삼각대는 쓰러져 셀프 촬영이 어렵죠. 만일 삼각대를 활용하려면, 물병을 달아 고정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키가 훨씬 큰 신랑이 무릎을 굽혀 신부가 돋보이게 도와주었답니다.

“해변에 가려면, 오히려 바닷물이 좀 빠질 때 가는 걸 추천해요. 간조에는 신발을 벗고 물 안에 들어가 반영 사진을 건질 수도 있어요. 아니면 언덕에 올라 멀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찍어요. 노을이 지는 타이밍엔 낭만적인 사진을 건질 수도 있죠.”

바다에 도착하자 갑자기 하늘이 흐려졌죠. 그래서 〈Adobe Photoshop Lightroom〉의 도움을 받아 푸른빛을 더했어요.

“인물 뒤의 바다 쪽만 영역을 지정해 대비를 높이고 노출을 낮추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채도를 과하게 넣으면 색이 과해질 것 같아서 채도를 낮추었고요.“

햇빛 강할 땐 숲으로

원시림 분위기의 숲을 제주도 방언으로 곶자왈이라고 부릅니다. 제주만의 신비스러운 모습을 배경으로 담기 좋은곳이죠.

“제주는 바람도 세지만 햇볕도 뜨거워요. 빛이 너무 강렬하면 좋은 인물 사진을 찍는 게 오히려 어렵습니다. 얼굴에 그림자가 지고, 눈을 뜨기 어려워서죠. 그럴 땐 나무가 많은 숲속을 찾아 들어가는 편이에요.”

비눗방울은 카메라 렌즈에 가까운 곳에서 불어야, 화면에 방울이 크게 나오고요.

“iPhone은 비눗방울의 무지개빛을 예쁘게 표현해 줘요. 친구의 도움을 받아 활용해 보세요. 방울을 자동 분사하는 버블건보다는 입으로 직접 부는 장난감을 선호해요.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비눗방울이 날아가게 조정할 수도 있거든요.”

베일은 바람이 살랑일 때

바람이 세지 않은 날, 베일이 휘날리는 사진을 찍어 보세요.

“베일을 활용하려면 바람의 방향을 읽어야 합니다.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부는지 확인하고, 그에 따라 베일을 쓴 신부도 몸의 방향을 계속 바꿔야 하죠. 그래야 베일이 팔락이는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어요.”

시즈닝그라피는 베일을 한 손으로 잡고 위아래로 움직였습니다. 다른 한 손으론 iPhone을 쥐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였죠.

“많은 분들이 바닷가에서 멋지게 날리는 베일 사진을 찍길 기대해요. 하지만 바람이 너무 거센 날에는 베일이 마구 날려 촬영이 쉽지 않을 거예요. 바람 때문에 정신없는데, 베일이 몸을 휘감아 버리기도 하거든요. 도움을 주는 친구가 있다면 좋을 겁니다.“

숲의 초록빛이 은은하게 보이도록 〈Adobe Photoshop Lightroom〉으로 색감을 보정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하늘을 더욱 선명히 하기 위해 대비를 높였고, 구름이 잘 보이도록 하이라이트를 내렸어요. 초록빛을 절제하기 위해 ‘색상 혼합’에서 초록색 채도를 낮추고, 광도는 올렸죠.”

시즈닝그라피는 제주에서 iPhone으로 웨딩 사진 촬영에 도전하려면 날씨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라고 조언합니다.

“인물 사진 모드를 활용해 보세요. 더욱 밝고 분위기 있게 연출할 수 있어요.”

“해가 머리 위에 있을 때가 아닌, 해 지기 2~3시간 전 골든아워에 주로 촬영을 해요. 더 부드러운 빛을 사진에 담을 수 있거든요. 날씨와 빛 따라 계속 이동하며 촬영한다면 낭만적인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겁니다.”